올 가을 남성복 아이콘은 '모즈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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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이 가을 남성복 패션에 영향을 준 아이콘은 놀랍게도 모즈(Mods)룩이다. 모즈는 모더니스트(Modernists)의 준말이다.

60년대 가장 옷 잘 입는 젊은이들이었던 모즈 족들에게 올 가을 남성복 브랜드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경의를 표했다. 여성복에 부는 60년대 복고풍 열기가 남성복에도 불고 있다.

1960년대 초, 런던 카나비 스트리트를 어슬렁거리던 일군의 젊은이들. 이들은 깃이 좁고 길이가 짧은 테일러드 재킷과 발목까지 오는 좁은 팬츠의 이탈리아 수트를 입었다.

재즈와 R&B를 즐겨 저녁이면 스쿠터를 타고 재즈.댄스 클럽을 전전,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셔 요즘 표현으로 쿨한 애티튜드를 추구했던 젊은이들을 일컫는다.

초창기 발랄했던 비틀즈 남성4인의 룩이 바로 모스 룩. 미국에 상륙했던 당시 비틀스의 인기때문에 모즈 룩은 미국 젊은이들에게까지 사랑받았다.

이 가을, 남성수트는 모즈룩의 영향으로 칼라 깃이 좁아졌다. 심플한 라인과 슬림한 실루엣이 특징. 면도날로 커팅한 듯 샤프한 테일러링도 중요한 디테일 중 하나다.

컬러는 블랙이 강세인데,울 소재로 ㈜신성 지오지아의 스모킹 재킷과 스모킹 팬츠는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그레이 컬러 수트 역시 모즈 룩의 하나로 브랜드마다 모두 내놓고 있다. 셔츠는 역시 화이트. 미니멀하면서 세련돼 보이는 효과가 있다. 모즈 룩의 아우터 웨어로는 피코트가 제격이다.

영국 신사풍의 LG패션 닥스의 글렌 체크 수트도 있다. 여기에는 단색의 클래식 라운드 칼라 셔츠가 제격인데,네크 밴드가 높고 칼라가 넓은 커프스 셔츠가 잘 어울린다. 또 패턴 셔츠로는 스트라이프 셔츠가 좋다. 패턴과 패턴끼리의 화려한 매치로 개성이 특징이다.

모즈 룩과 완전히 대비되는 넉넉한 실루엣의 수트들도 있다. 타임옴므의 그레이 수트는 드레이프성이 우수하고 고급 울소재로 여유있는 실루엣 때문에 더욱 편안해 보인다. 세미 클래식의 영향으로 복고와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스타일이다. 따라서 셔츠의 컬러도 톤 다운 컬러 퍼플이나 카키 등이 잘 어울린다. 소재는 실크가 좋다.

아메리칸 비즈니스 웨어의 대명사 스트라이프 수트는 비즈니스웨어의 엄격함과 귀족적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표현되는 패턴이다. 파크랜드의 다크 그레이나 블랙 컬러 바탕에 핀 스트라이프 수트도 인기다. 아우터로 트렌치 코트가 잘 어울린다.

올 시즌 유행 수트를 정리하면 슬림한 테일러링의 모즈 룩을 닮은 블랙과 그레이 수트. 브리티시 글렌 체크 수트, 넉넉한 실루엣의 수트, 스트라이프 수트가 그것.

이들의 이너웨어로는 수트 소재와 조직이 다른 셔츠를 골라 믹스 & 매치의 코디네이트에서 옷입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셔츠의 컬러 역시 수트와 상반되는 색상을 착용하는 것이 앞선 패션리더의 지름길이다.

넥타이는 추상적인 무늬의 자가드 소재나 단색의 실크 소재로 톤 다운된 컬러 타이가 트렌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 잘하는 남자가 옷도 잘 입는다는 말이 있다. 비즈니스에 단정한 옷차림이 많은 영향을 주는 시대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김정아.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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