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오현경씨 연예계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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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때 매스미디어의 폭력을 많이 원망했는데 결국 원인 제공자는 저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다른 얘기가 필요없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할 겁니다."

탤런트 오현경(31)씨가 연예계에 복귀한다.

1999년 2월 'O양 비디오 사건'으로 미국에 잠적했던 그는 16일 오후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블루'로 새 생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吳씨는 지난 2월 동생 결혼 건으로 잠시 매스컴에 나온 적이 있으나 연예계 컴백을 선언한 것은 이날이 처음. 그는 해군 특수부대 남녀 장교의 사랑과 우정을 다룰 '블루'(이정국 감독)에서 강수진 소령역을 맡는다. 이 영화는 다음달 초 촬영에 들어가 내년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긴 생머리에 흰색 가디건을 걸치고 나온 그는 지난 날의 고통을 이겨낸 듯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따금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첫 영화입니다. 변화된 제 모습을 밀도있게 보여주는 데는 영화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캐릭터 자체가 강인해 그동안 자격지심으로 움츠렸던 제가 도전할 만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吳씨는 한달 전 귀국했다. 지난 3년간 아버지 제사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이젠 자식의 도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해 잠시 자리를 숙연케 했다.

앞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할 예정. 일본의 프로덕션에서 조건이 좋은 섭외가 들어와 최근 도쿄(東京)에 거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 생활은 접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움직이자고 결심했죠. 물론 당분간은 '블루'에 전념할 겁니다."

턱관절 수술 후유증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그는 "치료와 운동을 병행해 영화 제작발표회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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