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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아트홀 전문공연장으로 재탄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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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호암아트홀이 음악.무용 중심의 전문 공연장으로 탈바꿈합니다. 런던의 위그모어홀처럼 수준높은 실내악 무대를 꾸밀 계획입니다. 대관공연 없이 1백% 기획공연으로만 운영할 방침입니다. "

최근 호암아트홀 소유주인 삼성생명(대표이사 배정충)과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한 크레디아 대표 정재옥(39)씨는 "연간 1백30여회의 기획공연을 제작하고 남는 기간 에는 리허설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공연 당일은 물론 전날에도 충분한 무대 연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985년 5월 개관 이후 클래식.무용.국악.영화.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수용해 온 호암아트홀은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개.보수 공사를 실시했다. 객석을 8백66석에서 6백40석으로 줄이면서 좌석 간격을 넓혔고 객석 바닥도 목재로 교체했다.

삼성생명은 내년 초부터 2년간 크레디아에 위탁경영을 맡기는 대신 연간 5억원(대관료 1억3천만원 포함)의 제작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시설 유지비는 별도로 삼성생명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호암아트홀은 내년 1월 공식 재개관에 앞서 오는 12월 13일 서울바로크합주단(리더 김민)을 초청, 실내악 전용홀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12월 17일엔 서울바로크합주단이 국내 초연하는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무대에 올린다.

2002년 시즌의 첫 공연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회(1월 5일). 피아니스트 이경미(경남대 교수)와 원주시향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전곡연주 시리즈도 구상 중이다. 구체적인 공연일정의 발표와 입장권 발매는 11월 중순께 시작된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 문화사업부에 입사해 영화 '시네마 천국''미션', 김덕수패 사물놀이 공연, 말리 극단의'벚꽃 동산'등을 무대에 올린 정씨는 94년 독립,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설립했다.

크레디아는 매년 30여회 이상 클래식 공연을 제작하면서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막심 벤게로프.장영주, 소프라노 신영옥,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굵직한 연주자들을 초청, 국내 정상급 공연기획사로 발돋움했다.

IMF 관리체제 때 환율이 올라 외국 연주자의 내한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도 탁월한 설득력을 발휘,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내한 독주회를 평소 개런티의 절반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관일정 때문에 좋은 공연을 유치할 수 없었는데 이젠 마음껏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클럽 발코니 회원 1천5백명을 확보해 관객 동원에는 자신있어요. 외국 아티스트는 물론 국내 연주자.연주단체를 대거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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