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휴대폰 커닝' 80명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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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등 학생 80여명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 방법을 이용,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광역시 동부경찰서는 19일 "광주 S고 3년 이모군 등 고교생 2명이 수능 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환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가담 학생 전원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광주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 등 실무책임자 3명을 불러 정확한 진상조사와 시험감독체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번 사건이 상업적인 목적에서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재시험 요구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이군 등이 "'중학교 동문인 후배.친구들과 수능시험 전에 서로 실력이 모자라는 과목의 답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고받기로 약속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는 이미 관행화된 것이고, 친구.후배들과 여러 차례 모여 직접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실전연습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커닝이 쉽도록 덮개가 없는 바형의 구형 휴대전화를 단체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통화 내역을 조회한 결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정답을 약어로 기록해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준비를 치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던 50여명이 서로 자신있는 과목의 정답을 고사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후배 30여명에게 전송하면, 후배들은 이를 다시 조합해 이들에게 재전송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은 수능시험 직후 한 수험생이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제보 전화를 걸어옴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광주=서형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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