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된 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나 후보는 개표 도중 기자들에게 “연설이 어땠어요. 괜찮았어요?”라고 묻고는 오른손 주먹을 쥐며 밝게 웃었다. 경선 결과가 발표되고 오 시장과 함께 잡은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할 때까지도 표정은 밝았다. 그러나 연단에서 내려오면서 정몽준 대표, 김성태·정태근 의원 등의 위로를 받은 나 후보는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눈물을 다스리고 나서야 기자들 앞에 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려 나도 눈물이 나왔다. 최선을 다한 아쉬움 없는 경선이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천안함 사건으로) 경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거다. 앞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나 후보가 경선에서 이기지 못했지만 당에선 “장래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후보들보다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어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기로 한 원희룡 의원을 넘어선 데다 오 시장과의 경선 흥행성을 높여줬기 때문이다. 당이 이번 경선에 반영한 1, 2일 여론조사 결과(21.3%)보다 경선 현장 투표의 나 후보 득표율(25.8%)이 높게 나온 것도 상승세를 입증한 일종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나 후보는 “지지자들이 준 소중한 표를 한나라당의 승리를 위해 합할 생각”이라며 “처음 해보는 중요한 큰 선거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한편 단일화 이후 나 후보를 돕기 위해 전력을 다한 원희룡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본선에서 필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