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천안지회, 지역발전 주역으로 나선 ‘젊은 장교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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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ROTC 천안지회 등산클럽 회원들이 계룡산에 올라 남매탑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들은 매월 첫째 토요일 산행에 나선다. [ROTC 천안지회 제공]

지난달 26일 오후 8시 ‘대한민국 ROTC’천안지회 임원들이 천안시청 ‘천안함 용사 분양소’를 찾았다. “우리는 국가를 지키다 산화한 병사들을 우리 가슴에 묻었습니다.” 진상현(학군 16기·국립청소년수련원 연수부장)천안지회장은 “현역 장교 시절 국가 방위 최전선에 섰던 우리들로서 애절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ROTC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학생군사교육단)의 준말이다. 4년제 대학생 중에서 선발해 2년간의 군사훈련을 거쳐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미국서 1916년 창설됐고 우리나라에선 61년 도입했다.

녹색 에메랄드 반지 낀 사나이들

지난달 3일 번개모임 족구 경기 후 상호 거수 경례하는 모습. [ROTC 천안지회 제공]

ROTC천안지회 진 회장과 간부 세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유일하게 권순복(24기·청담어학원 천안브랜치 원장) 사무총장의 손이 번뜩였다. 18k 금으로 둘러싸인 녹색 에메랄드 반지. ROTC 장교단의 상징이다. 육사출신 장교들은 붉은 루비 반지로 서로 대비된다. 권 사무총장은 주위에서 ‘직업이 RO(ROTC)’로 불린다. 그만큼 모임에 열성적이란 소리다. 그러나 권 사무총장은 후배 최영수(27기·홍보이사)와 이인성(29기·총무이사)의 헌신적 활동이 모임의 큰 지지대 역활을 하고 있다고 치켜 세웠다. 지난 1월 2년 임기로 취임한 진 회장과 간부진이 세운 1차 목표는 ‘월례회의 참석자 80명 돌파’.

박완규(13기·(주)케이디 대표)직전 회장이 ‘그 날’이 오면 월례회의 전체 비용을 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76년 창립한 천안지회의 현재 회원은 400명을 넘어섰지만 매월 두 번째 화요일 월례회의 참석 인원은 60명을 넘지 못 하고 있다.

분기마다 발행되는 소식지(3월 31일자)를 살펴보니 지역선 알만한 이름들이 눈에 띈다. 월별 참석자 명단이 실려 있다. 1월엔 올해 첫 모임이라그런지 많은 회원이 참석했다. ‘1기 이기운, 2기 권혁태, 3기 민경호·성무용(천안시장) …8기 조동호(전 천안교육장), 11기 장상훈(전 천안시의회 의장), 15기 정종학(충남도의원), 17기 한충환(고려개발 천안리조트 현장소장)…, 22기 윤광희(충청시민신문 대표) 등.’ 진 회장은 “성무용 천안시장은 1982년부터 시장 당선 전까지 세 차례 회장을 역임했다”며 “월례모임에도 자주 참석한다”고 말했다. 소식지에 실린 올 연회비(5만원) 납부 명단에 성 시장은 빠져 있었다.

15일 전회원 원성천 환경정화활동

사업계획이 다양하다. 오는 15일 큰 행사가 있다. 원성천에서 전 회원들이 모여 환경정화활동을 펼 계획이다. “현역 땐 호국의 건성으로, 전역 후엔 국가 발전 및 지역 봉사의 주역으로 장교의 임무를 다하려 한다”고 진 회장이 말했다. 향후 지역 문화 활동, 소외이웃돕기 등 사회공헌사업을 펼치려 한다. 3월엔 사회복지시설 익선원을 찾아 대청소를 도왔다.

회원 가족들도 배려한다. 6월 계룡산 산행에 이어 7월 가족 동반으로 영화 혹은 연극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 국전 출신 서예가인 2기 조문구씨는 가훈을 써서 후배들 가정에 선물하고 있다.

매일 해도 재미있는 군대 얘기

기별 모임이 활발하다. 다음카페 ‘천안ROTC’에 각종 모임 얘기가 실려있다. ‘18기들이 오랫만에 모여 가족·군시절 얘기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자는 김동명·리달수·홍섭표·장래경(천안지회 감사) 등 10명. 동기회장은 호서대 민병헌 교수가 맡기로 했고 향후 분기별로 모이기로. 이날 2차 맥주는 올빼미주유소 장순범 동기가 스폰했습니다.’ 번개모임도 가끔 갖는다. ‘4월 3일(토) 족구 번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진 회장 등 12명이 참석했습니다. 홀짝 기수별로 게임 했습니다. 최근 이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너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권 사무총장에 따르면 하루 전 다음카페와 문자메시지로 번개모임을 공지한다고 한다.

진 회장이 옛 얘기를 보탰다. “80년대 천안지회 총무 시절 모임 알리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엽서로 보냈는데 일일히 회원 150명의 주소·이름을 써서 발송했어. 지금 후배들은 정말 편한거여.”

권 사무총장은 “천안ROTC 회원 명단에 빠진 선후배님들께 죄송하다”며 “천안에 거주하는 ROTC출신들은 연락을 바란다”고 말했다. 011-9484-8997(권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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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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