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부순희, 사격 세계신 명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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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명불허전! 이름값을 해야 진짜 스타다.

전국체육대회 3일째인 12일 여자 사격의 맏언니 부순희(제주.한빛은행)가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시드니 올림픽을 제패한 펜싱의 간판 김영호(대전)도 11년 만에 개인전이 부활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배드민턴의 나경민(서울.대교)도 금메달을 땄다.

올해 34세의 주부 총잡이 부순희는 충북 청원군 충북종합사격장에서 벌어진 사격 여자일반부 25m 권총 결선에서 6백96.3점을 쏴 지난 5월 서울월드컵에서 중국의 타오루나가 세운 세계최고기록(6백93.3점)을 경신했다. 부선수의 성적은 기록이 공인되는 국제대회에서 세운 것이 아니어서 비공인 기록으로 남는다. 국내 기록으로는 지난 3월 회장기대회에서 최금란(창원시청)이 수립한 한국기록(6백89.3점)을 넘어선 한국 신기록이다.

부선수는 유난히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1994 세계선수권, 99 월드컵 파이널스 등 무수한 국제대회를 제패했지만 88 서울 올림픽에선 17위에 그쳤고 92 바로셀로나 올림픽과 96 애틀랜타 올림픽에는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선수에게는 불가사의한 힘을 불어넣어 주는 '신비의 영약'이 있었다. 아들 최동규(7)를 비롯한 가족의 응원이 그것이다. 부선수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쁘다. 응원을 한 동규가 너무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영호는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올림픽을 제패했을 때만큼이나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김선수는 금산 중부대체육관에서 벌어진 펜싱 남자일반부 플뢰레 결승에서 국가대표 동료인 김상훈(울산시청)을 15-1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선수는 88년 개인전 종목이 폐지된 이후 11년 만에 펜싱 개인전이 부활된 이후 첫 금메달을 딴 선수로 기록됐다.

종합순위에서는 서울이 6천9백93점(금 47.은 30.동 34)으로 선두로 나섰고, 경기가 6천3백70점(금 31.은 27.동 49)으로 2위에 올랐다.

천안=허진석.오종택.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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