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천적 허물기' 멋지게 적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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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2차전 한화 선발 브랜든 리스는 정규시즌에서 두산을 상대로 3승, 22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성적을 기록했다.한마디로 천적이었던 셈이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2차전 선발로 리스가 예고되자 "리스는 슬라이더와 (오른쪽 타자의) 몸쪽 공을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이 가운데 한가지만 노려 공략하겠다"고 대비책을 밝혔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두산의 1회초 공격을 보면 두산 타자들이 기록한 6개의 안타 가운데 5개가 자신의 타석에서 밀어때린 타구다.

그리고 그 구질은 김인식 감독이 예상한 대로 오른쪽 타자의 몸쪽 공이었거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였다.

무사 1루에서 왼쪽 타석의 장원진은 리스의 바깥쪽 직구(오른쪽 타자의 몸쪽)를 힘 안들이고 밀어쳐 행운의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무사 만루에서 등장한 심재학 역시 초구를 좌중간으로 가볍게 밀어쳐 2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안경현의 2타점 적시타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밀어때린 안타였고 후속 최훈재는 휘어져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좌익수 앞으로 결대로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 홍성흔이 다시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2루타를 만들어내자 리스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두산이 천적이었던 리스를 1회초 6안타와 1볼넷으로 무너뜨린 비결은 결국 상대를 정확히 간파한 벤치의 전략과 그 전략을 욕심없이 소화한 선수들의 평정심이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았던 것이다.

대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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