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공격] 이란·이라크선 "용납 못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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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방국들이 미국의 보복 공격을 일제히 지지한 반면 아랍 국가들의 반응은 신중하다. 이란.이라크 등 반미 경향이 강한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요르단 등 일부 친미 국가들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은 같은 이슬람권인 아프가니스탄이 공격을 받아 반미 감정 등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후속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란의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장관은 "국제사회와 이슬람 국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단행된 미국의 공격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9.11 테러 사건'이후 테러 세력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보복 대응 등은 미국이 아닌 유엔 주도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라크는 "미국의 보복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며 빈 라덴이 테러 배후라는 확증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평화와 안보는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테러 세력들이 테러를 중단할 때 담보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작전은 전세계를 동요시킬 것이며 다른 나라로 곧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도 테러와의 전쟁이 이슬람권 전체로 확산할 경우 대이스라엘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는 헤즈볼라.팔레스타인인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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