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응징 힘모으기" 일방외교 방향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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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달 발생한 미국 테러 대참사와 이에 따른 미국의 대 탈레반 보복공습을 계기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방위.외교정책이 크게 바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강한 미국'을 선언하고 일방적인 '힘의 외교'를 앞세워 왔다. 미국은 그러나 테러사건 이후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수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방 및 동맹국과의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냉담했던 비판자들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인권중시 노선 등 기본이념은 유지하면서도 각국의 특수한 상황을 인정하는 유연한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방위정책 역시 본토안전 위주에서 테러에 전세계가 공동 대응하는 방위체제 구축에 역점을 두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테러대전의 운명을 결정할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을 의식한 새로운 중동평화 이니셔티브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는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인권탄압에 더 이상 시비를 걸지 않고 있으며 미사일 방어망 구축 논란도 수면 아래로 잠재우면서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은 테러를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냉전질서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질서'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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