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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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이슬라마바드·두샨베=김진·예영준·이상언 특파원, 외신종합]미국과 영국이 8일 오전 1시27분(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 7일 오후 8시57분, 미 동부시간 오후 12시27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번 보복공격은 지난달 11일 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국방부청사(펜타곤)가 항공기 돌진 테러공격을 당한 지 28일 만에 이뤄졌다.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선 커다란 폭음과 대공화기를 발사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그 직후 시내 전체가 정전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CNN방송은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있는 탈레반의 거점도시 칸다하르의 탈레반 지휘본부와 레이더 기지가 미.영국군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국경과 카불 사이에 있는 군사도시 잘랄라바드와 북부도시인 마다르 이 샤리프도 공습당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도시 대부분이 공격받았다.

미 방송들은 미군의 B-2 스텔스 장거리 폭격기 등 4백여대의 항공기가 동원돼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도시들을 크루즈 미사일 등으로 공격했으며 영국은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하고 곧이어 2차 공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공격 30분 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작전인 '항구적 자유' 작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아프가니스탄 국민이나 이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공격목표가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훈련캠프와 탈레반의 군사기지에 한정됐다고 밝혔다.

부시는 이번 작전에 영국군이 동참했다고 밝히고 아프가니스탄의 군사력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공격 개시를 발표하고 "이번 공격은 명분과 결의에 가득 찬 상태에서 이뤄진 것" 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권의 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와 빈 라덴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에 사전에 녹화한 비디오를 보내 "이번 공격은 테러" 라며 "신에 대한 공격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고 말하고 이슬람권에 대응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주재 탈레반 총영사인 레흐마툴라 카카자다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하드(성전)에 나선다" 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통신(AIP)은 탈레반이 빈 라덴을 미국에 절대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큰 사진(http://www.joins.com/photo/2001/10/08/0war1_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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