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복공격] 부시의 반격…"장기전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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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감행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끈기있게 성공을 쌓아나감으로써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측에 테러 공격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탈레반 지도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며 "이제 탈레반은 그 대가를 치를 것" 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미국의 공격을 '테러 행위' 라고 비난하고 빈 라덴을 미국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통신(AIP)이 7일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항구 도시 카라치 주재 탈레반 총영사인 레흐마툴라 카카자다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하드(성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며 결사항전할 뜻을 내비쳤다.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영사관의 한 직원은 "빈 라덴이 테러에 연루됐다는 뚜렷한 증거를 미국이 제시하지 않고 공격한다면 끝까지 맞서 싸울 것" 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측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미국의 공격 시작으로 파키스탄 등에서 반미 시위가 더욱 격렬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공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키스탄은 순식간에 초긴장 상태에 휩싸였다. 폭격소식이 알려지면서 수도 이슬라마바드 시내에는 차량통행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해진 가운데 외국 취재진들이 밀집한 호텔가와 주요 관청가는 불을 밝힌 채 급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들이었다. 특히 북동부 거점도시 중 하나인 잘랄라바드에도 폭격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아프간 국경 및 잘랄라바드와 근접한 북서변경주 접경도시 페샤와르에는 공포감이 몰려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공동 보조를 취해온 러시아.프랑스.독일 등은 공습 직전 미국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크렘린 관계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습 개시 몇 분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통보해 왔다" 고 밝혔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공습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내 테러 세력을 목표로 한 미국의 공격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고 밝혔다.

프랑스 대통령궁 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이 공습 사실을 사전에 알려왔다고 전했다.

○…미.영 합작으로 이뤄진 1차 공격의 최초 목표는 아프간의 방공망으로 미국은 2차 공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방공망 초토화를 시도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ABC.CBS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일제히 공격 상황을 중계했다. 이들 방송은 일제히 '미국의 반격(America strikes back)' 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공격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모습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회견 등을 생중계했다.

CNN은 현지 케이블TV방송의 화면을 빌려 어둠 속에서 건물들이 폭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모습을 계속 방송했다.

CNN방송은 또 한 탈레반 관리의 말을 인용, 탈레반 정권의 거점인 남부 도시 칸다하르의 공항이 군사 공격을 받아 지휘통제센터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김준술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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