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 부산시 행정부시장 퇴임사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정년을 1년 3개월 남겨두고 5일 명예퇴직한 전진(全晉)부산시 행정부시장의 퇴임사가 화제를 낳고 있다.

그는 ‘후배님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퇴임사에서 서울 사대(事大)사상 탈피와 ‘자주 부산’을 유난히 강조했다.

全부시장은 먼저 “부산지역 기업을 항상 어여삐 여기시고 무리를 해서라도(혁명적 사고로) 최대한의 보호와 육성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물자구매 ·공사발주 ·용역 등 모든 분야에서 부산지역 업체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업체 참여비율(공동도급)이 49%에 그치는데도 만족하는 후배들을 많이 봤다.왜 서울 사람들에게 51%나 줘야 하나.이는 주요한 것은 서울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서울 사대사상에 젖어 든 탓”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체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준공업지역에는 아파트 등 주택 건축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그는 “공업용지가 모자라 바다를 메워 공업용지를 조성하면서 한쪽으로는 공업지역마다 다른 용도로 빼돌리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며 “준공업지역에 아파트 건축을 허용하는 것은 곧 바로 공장을 시외로 몰아내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중앙부처 ·단체 등에서 집행하는 예산이 부산에 정당하게 배정(인구비 8% 이상)되는지 항상 살펴보고 꼭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학과 선물거래소 ·부산전시컨벤션센터를 지원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全부시장은 “사람과 돈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 같은 시설들을 최대한 지원·육성해야 한다”며 “이런 뜻에서 부산대의 역외 이전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후배님 여러분들은 밤늦게까지 술 마시지 말아달라”며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 이튿날 반드시 업무능률이 떨어진다”고 음주자제를 당부했다.

全부시장은 골프자제도 초안에는 넣었다가 파문이 일 것을 우려해 최종 퇴임사에서 뺀 것으로 알려졌다.

全부시장은 마산고·경남대를 졸업한 뒤 1963년 공직에 발을 디딘 뒤 부산시 수출진흥과장 ·강서구청장 ·부산시 감사실장 ·부산시 환경녹지국장 ·부산진구청장 ·부산시 내무국장 ·부산시 의회사무처장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다.

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