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선물 변칙거래 조심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바뀌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은 현물시장에서 단 이틀을 제외하곤 줄기차게 '팔자' 에 나서며 4천8백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반면 선물시장에선 수시로 포지션(입장)을 바꿨다.

특히 장중에도 일정 방향으로 매매를 이끌다가도 일순간에 청산에 나서는 변칙적인 모습을 종종 보였다.

대투증권 한정희 연구원은 "외국인도 시장판단이 흐려져 장세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고 쫓아다니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보유 주식에 대한 위험 회피(리스크 헤지)를 위해 선물 거래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런 정석투자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선물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분석한다.

① 홍콩.싱가포르 직접 주문식=헤지를 위한 정석투자 방식. 그러나 지난 7월 초 이후에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외국 지사의 명령을 받아 하루 종일 꾸준한 매매에 나선다. 따라서 충격파는 미미한 수준.

② '홍콩 물고기' 식=홍콩 물고기는 'Trout(송어)' 라는 계좌명을 사용하는 홍콩계 투자가의 별칭.

토종 투자자인인 '목포 세발낙지' 와 함께 대표적인 투기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걸쳐 기승을 부렸으며 갑작스러운 대규모 매도주문을 내 시장에 충격을 준다. 국내 기관도 얼떨결에 이에 휩쓸리면 선물지수가 2~3포인트씩 출렁대기도 했다.

③ 단기 매매식=최근 들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정한 방향성을 포착하기 힘들다. 특히 국내 증시가 나스닥 시장의 움직임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도 체계적인 위험관리보다 하루하루 등락에 매달리고 있다.

김용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