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1일 제1회 전주세계소리축제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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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의 판소리와 사물놀이, 미국의 흑인영가, 인도.루마니아의 브라스밴드, 일본의 반전(反戰)가요….

전세계의 '소리' 가 한 자리에 모인다. 국악과 양악,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클래식과 재즈, 성악과 기악, 동서양 음악을 한데 아우르는 제1회 전주세계소리축제(JSF.예술감독 강준혁)가 오는 13~21일 전주시와 전북 일원에서 열린다.

전라북도가 43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JSF는 2백여회의 공연(자유참가 70회 포함)에 14개국 170여개 예술단체(외국은 17개 단체), 최대 연인원 6만5천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 한국 방문의 해 10대 이벤트로 선정됐다.

전주는 예부터 귀명창이 많아 판소리의 고장으로 알려진 만큼 예매 창구에서도 '우리 소리의 맥박' (오후 2시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과 '남도의 풍류' (오후 2시 전주향교)가 가장 인기다. 명창 안숙선(심청가).송순섭(수궁가).성우향(춘향가).김일구(적벽가).이일주(흥보가)등이 무대에 선다.

이색 행사로 눈길을 끄는 것은 진도씻김굿.가톨릭 성가.흑인영가.제례악.영산제 등 제의(祭儀)와 관련된 동서양 음악을 극장이 아닌 사찰.향교.교회당 등에서 공연하는 것. 무대예술로 변신하면서 탈(脫)기능화된 종교.무속음악을 그 음악이 태어난 공간으로 되돌려 놓는 작업이다.

초연곡은 13일 오후 3시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http://www.sori21.org)(이하 소리의전당)모악당 앞 광장에서 연주되는 군악대와 사물놀이를 위한 '판굿' (작곡 김동성). 18일 창원시향이 연주할 윤이상의 실내 교향곡 제2번 '자유에의 헌정' (1989년)도 국내 초연곡이다.

소리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온누리 콘서트(14일 소리의전당).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의 밤이다. 정치용 지휘의 서울시향이 가야금(정회갑).피리(이영조).판소리(이돈응).사물놀이(강준일)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들려준다.

특히 전주 출신의 원로 작곡가 정회갑(78)의 '가얏고와 관현악을 위한 주제와 변주곡' (1961년)은 국악기와 서양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으로는 사상 최초의 작품인 데다 올해 초연 40년을 맞아 더욱 뜻깊은 연주다.

외국 단체로는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일본), 플랜테이션 싱어스(미국), 자이푸르 카와 브라스밴드(인도), 타악그룹 와키나마(말리), 아르모니아 브라스 퀸텟(루마니아), 반전음악 운동 그룹 우타고에(일본)등이 참가한다.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전주시청앞 광장(오후 6시30분)과 전주객사.전북대앞 야외무대(오후 3시)에서도 음악.무용 공연이 무료로 펼쳐지고 전주시 평화동 라이브 카페 화이트힐(1백석)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재즈 공연이 벌어진다. (http://www.sori-festival.com)063-232-8398.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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