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나들이 명소] 전곡 구석기 설치미술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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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탄강이 내려다 보이는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강언덕에 있는 구석기 유적지. 국내 최고(最古)인 30만년 전 조상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광활한 23만평 부지에서는 '2001 전곡 구석기 설치미술제' 가 다음달 30일까지 열린다.

고대 유적지 보존운동을 벌이는 고고학자와 예술가들의 모임인 전곡포럼(대표 배기동 한양대박물관장) 주최로 열리는 이번 설치미술제에는 임근우.김기태.차율씨 등 20여명 작가들이 작품 25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중 주차장 부근에서 열리는 깃발미술전이 단연 눈길을 끈다. 가로 70㎝.세로 3m 크기의 전통 오방색 천에다 다양한 그림을 그린 뒤 2백개의 대나무에 만장 형태로 내걸어 둔 작품이다.

전곡포럼 배기동(51)대표는 "유적을 보며 고대인의 삶과 정서를 간접 체험한 미술가들이 상상과 감성을 덧칠해 창조한 설치미술은 구석기 시대와 오늘을 하나로 묶는 끈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26평 규모의 구석기 유적관에서는 유럽 주먹도끼와 아프리카 올로게 세일리 유적의 주먹 돌도끼 등 세계 각국의 구석기 유물을 안내문을 읽으며 감상할 수 있다.

또 유적지 한켠 8평 공간에는 7m 깊이까지 발굴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발굴현장도 견학할 수 있다.

전곡리 유적지는 1978년 한 미군이 한탄강 주변에서 석영질 석기를 발견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11차례에 걸쳐 서울대.한양대 조사단 등이 발굴작업을 벌여 양면핵석기.외날찍개.찌르게.긁게.목탄 등 6천여점의 구석기 유물을 수습했다. 031-400-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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