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영화제 10월에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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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영화 '친구' 의 스크린 한켠에 한글 자막을 집어넣는다. 또 '엽기적인 그녀' 의 사이사이엔 화면을 설명하는 말도 삽입한다. 영화를 '소리로 보고, 그림으로 듣자' 는 취지다.

"무슨 일인가" 하는 질문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런 후속 작업이 따르지 않으면 영화를 즐길 수 없는 사람도 많다. 1백44만명이나 되는 장애인들이 그들이다.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장애인 영화제(http://www.pdff.co.kr)(02-871-4094)는 바로 그들을 위한 영화잔치다.

아니 나아가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축제이기도 하다.

장애인 영화제라고 장애인을 다룬 작품을 상영하는 게 아니다. 올해 한국 영화계를 장식했던 화제작을 망라한다. 영화의 현재성.현장성을 공유하자는 뜻. '친구'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 '선물' '무사' '베사메무쵸' 부터 10월 개봉 예정인 '킬러들의 수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까지 포괄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와 연말 개봉할 SF 무협 학원드라마 '화산고' 의 맛보기 필름도 들어있다. 장.단편을 합쳐 모두 27편을 상영한다.

장애인 대상의 사전제작 지원작 공모(내년 행사 때 상영),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 마련을 위한 토론회, 해외 전문가 초청 사례 발표회 등의 부대 행사도 준비됐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문화에 대한 욕구는 동일하다. 서로 시선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오해를 극복하는 게 목표" 라는 문명희 사무국장의 말에 수긍이 간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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