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복귀전서 한방, 그러니까 캡틴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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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역시 ‘캡틴’이었다. 롯데 주장 조성환(34·사진)이 부상 복귀전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4타수 2안타·1타점·1득점을 기록한 조성환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을 6-5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조성환은 부상으로 빠진 지 16일 만에 선발 출장했다. 지난 12일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조성환은 이날 엔트리에 등록되자마자 8번 타자 겸 2루수로 배치됐다. 조성환은 3-1로 앞선 4회 넥센 구원투수 이보근의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5-5로 맞선 9회 말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꺾으면서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은 한화를 밀어내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시즌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조성환을 비롯해 박기혁·정보명·김민성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롯데는 언제든 연승할 수 있는 팀”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성환은 지난해 연이은 부상에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팀을 살렸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SK 채병용의 투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됐다.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8월에는 왼쪽 종아리와 무릎을 동시에 다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끝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팀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조성환은 이번 시즌 부상 전까지 3번 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이날은 8번 타자로 배치됐다. 조성환 대신 그동안 3번 타자로 나선 홍성흔이 타점을 쓸어담으며 맹활약해서다. 로이스터 감독은 “오늘은 몸 상태 점검 차원에서 8번 타자로 출전시켰다”며 조성환을 배려했다. 조성환은 배려에 보답하듯 복귀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조성환은 경기 후 “그동안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오늘 경기 전에 동료들에게 폐가 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도움을 주려는 자세로 나섰다. 다행히 이기는 경기에 복귀해 기쁘다”고 말했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 두 팀은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롯데가 4회까지 5득점하며 먼저 달아났다. 넥센은 6회 오윤의 투런 홈런과 8회 송지만의 솔로포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9회 말 2사 2루에서 강민호가 전진 수비한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편 잠실(LG-삼성)과 대전(한화-두산)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으며, KIA-SK의 광주 경기는 3회 말 도중 비가 쏟아져 노게임이 선언됐다.

부산=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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