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공동 과학기술 인재 육성사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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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을 육성하려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과학을 재미있게 즐기도록 해야 합니다. 흥미 유발을 위해 한·중 공동으로 SF(사이언스 픽션)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공동 영화제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이상희(73·사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26일 한·중 과학관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자리에서 SF영화 제작 구상 등을 공개했다. 이 관장은 과학기술처장관을 지냈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역임한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영화 제작에 대해 이 관장은 “이미 과천과학관과 교총이 공동으로 국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공모를 마친 상태”라며 “350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최우수작 등을 이미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동 영화 제작에 관심을 표시한 중국측이 참고하도록 선정된 시나리오 몇편을 조만간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베이징천문관 측이 영화 촬영 장비와 제작팀을 갖추고 있어 협력이 순조로우면 공동 영화 제작은 늦어도 연내에는 착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용 SF영화는 실패 위험이 크고 막대한 제작비가 들기 때문에 우선 단편 SF영화부터 시작한 뒤 점차 규모를 확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과천과학관은 매월 정기적으로 SF영화를 상영해왔고 지난해에는 제1회 SF 영화제를 개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경험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관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 측이 소장중인 SF영화들이 적지 않다”며 “우선 올해에는 중국의 기존 작품들을 초청하고 내년에는 공동 제작된 첫 작품을 상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공동 영화 제작에 대해 그는 “박물관을 대상으로 제작된 미국 영화 ‘박물관은 살아 있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한·중 공동 제작 SF영화는 과학기술관을 배경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이 SF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에 있고 과학기술 육성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 중국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만나보니 중국도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과학기술에 흥미를 잃을 까봐 걱정이 많았다”며 “과학기술 관심 유발은 한·중이 함께 직면한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양측이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면 예산도 절감하고 과학기술 육성에 적잖은 성과를 기대할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F영화 제작과는 별도로 이 관장은 한·중 온라인 수학게임 경시대회도 공동 추진할 구상도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단순한 수학경시대회는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 요소를 가미한 경시대회를 통해 사고력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 관장은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중국은 우주과학 뿐 아니라 기초과학 수준이 한국을 앞섰다”며 “중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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