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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퇴계 탄신 500주년 '큰 잔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 탄신 5백주년을 기념하는 세계유교문화축제가 다음달 5일부터 31일까지 27일동안 안동 일원에서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새 천년 퇴계와의 대화’.

이번 행사는 위기의 현대사회에서 퇴계를 재조명하고,생활 속에 뿌리 내린 전통 유교문화를 세계화하려는 시험장이기도 하다.

유교문화축제는 개막의식과 기념행사,전시·영상,국제학술대회 등 60여가지 행사가 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 ·퇴계종택 ·낙동강변축제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개막고유제=10월 5일 열리는 개막제는 오전 9시 퇴계종택에서 고유제로 시작된다.퇴계 후손과 전국 향교의 전교 등 2천여명이 고유제를 올리면 유림들은 퇴계선생을 기리는 만장 1백50여개를 앞세우고 걸어서 도산서원으로 이동한다.

서원에서는 오전 11시 숭모작헌례가 열린다.세계유교문화축제의 개막 팡파르는 이날 오후 3시.

개막식이 끝나면 본 행사로 중국 취푸(曲阜)예술단 초청공연이 열리고,관에서 노인들을 초청해 지팡이와 음식을 내려주고 축수한 양로연(養老宴) 등이 재연되며,연극 ‘퇴계선생 상소문’ 등이 무대에 올려진다

◇전시 ·영상=축제기간중 국학진흥원 전시관에서는 더불어 사는 대동사회를 표현한 ‘유교 ·가족 ·미래전’이 선보인다.

생활 속에 깃든 유교의 전통 ·사상 ·교육(과거제도) ·복식 ·예술 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또 영상관에서는 퇴계의 삶과 사상을 3D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다시 태어난 퇴계’ 영상물을 15분간 감상할 수 있다.활인심방 비법과 퇴계가 5백년 뒤 후손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 등이 담겨 있다.

◇국제학술대회=다음달 12∼13일 국학진흥원에서 ‘퇴계와 함께,미래를 향해’란 주제로 열린다.‘20세기 동아시아 유교의 전개’ 등 21개 논문이 발표된다.

미국 워싱턴대학 마이클 칼튼(Michael Kalton)교수와 이우성(李佑成)퇴계학연구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중국 인민대 장르웬(張立文)교수,일본 쓰쿠바대학 사토(佐藤貢悅)교수 등 국내외 석학 56명이 참가한다.

또 국내의 외국 유학생 중 한국유교에 관심이 많거나 한국학을 전공하는 20개국 학생 80여명은 국제청년유교포럼을 연다.

◇퇴계기념공원=퇴계는 9권의 시집과 2천여편의 시를 남긴 대문호이기도 했다.퇴계종택 인근 7천여평에 선생의 한시를 조각한 돌 조형물이 최근 세워졌다.황재국(강원대)·김양동(계명대)·장종규(안동대)교수 등 국내 서예가들이 퇴계의 한시 13편을 필사해 높이 2m의 돌에 새겼다.또 주변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투호장과 사군자숲도 조성됐다.

송의호 기자

*** 하재인 안동시문화관광과장 인터뷰

“이번 축제의 주안점은 ‘자연의 섭리를 그르쳐서는 안된다’는 퇴계선생의 가르침을 구현하는데 맞추고 있습니다.”

세계유교문화축제를 준비하느라 요즘 눈코 뜰 새 없는 안동시 하재인(河在仁)문화관광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물질 만능시대에 도덕적으로 황폐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유교문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관 정립을 화두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 고유제는 안동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선비단 4백명을 비롯해 향교를 이끌어가는 전교 등 전국의 유림 2천여명이 참석한다는 설명이다.

河과장은 “행사 준비차 공자(孔子)의 고향 중국 취푸(曲阜)를 방문했을 때는 유교가 중국에서 탄생했지만 꽃을 피운 나라는 한국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국대륙에 50여년간 사회주의가 지속되면서 유교의 의식이며 문화는 사라져버렸다는 것.그래서 유교문화제 이야기를 꺼내자 감격해 하며 공자 관련 고문헌과 공연단 파견까지 즉석에서 약속했다고 한다.공자 후손 공덕무여사도 그래서 이번에 안동을 찾는다.

관광객도 뜻밖에 중국인이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2만명을 포함해 관광객 70만명쯤은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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