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전] 테러범, 예멘 미군함 폭파도 관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뉴욕과 워싱턴 동시 테러범들에 대한 수사가 16일(현지시간)로 엿새째를 맞으면서 새로운 용의자와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오사마 빈 라덴을 이번 테러의 '첫번째 용의자' 라고 공식 지목,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부시의 발언은 미 수사당국이 테러 용의자 7~8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에 나왔다.

◇ 잇따른 체포영장 발부=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3일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조종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에 대해 14일 처음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뉴욕 연방검찰은 15일 또 다른 용의자 하비브 무소우니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영장 발부가 잇따랐다.

연방검찰은 이민법 위반 혐의 등으로 미네소타주에서 체포된 무소우니를 뉴욕으로 데려와 정밀 조사할 것이라고 ABC 방송이 보도했다. 무소우니는 빈 라덴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민디 터커 법무부 대변인은 "잇따른 체포영장의 발부는 수사가 급진전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테러사건 후 이민귀화국(INS)에 구금돼 있는 25명 가운데 지난 12일 텍사스주 포트워스 암트랙 기차역에서 붙잡힌 두 명도 뉴욕으로 데려와 집중 조사하고 있다.

NBC 방송은 아유브 알리 칸(51)과 모하메드 자위드 아즈마스(47)로 확인된 이들은 테러범이 사용한 것과 같은 '박스 커터' 와 현금 5천달러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FBI 요원들은 16일 이들의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아파트를 급습, 가택수색을 벌여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콜호(號)테러사건과도 연관=이번에 국방부(펜타곤) 건물에 충돌한 AA여객기의 납치범 할리드 알미다르는 지난 해 10월 예멘에서 발생한 미 군함 콜호 폭파 용의자와 접촉했던 인물로 드러났다고 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콜호 테러는 빈 라덴이 배후조종해 미군 17명을 사망케 한 사건으로, 알미다르와 콜호 테러 용의자의 접촉은 이번 미 참사도 그가 조종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분석됐다.

◇ 후세인도 용의자=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주요 용의자로서 배제해서는 안된다" 고 말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울시는 "후세인 대통령은 이번 테러공격의 범인들을 지원할 동기.경험.자원이 있는 사람" 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결합으로 빈 라덴은 홍보효과를, 후세인은 미국에 대한 복수, 원유 판매, 러시아와 중국의 계속되는 지지 등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블랙박스 소득없어=테러 대참사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음성기록장치에 대한 1차 분석은 성과없이 끝났다. 법무부는 정밀 분석을 위해 이를 다시 제조업체로 보냈다고 밝혔다.

조강수 기자.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