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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친이 고흥길과 러닝메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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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4선·오른쪽)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고흥길 의원(3선)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은 올 6월부터 1년간 국회 운영을 책임진다. 6·2 지방선거와 7·28 국회의원 재·보선 이후엔 큰 선거가 없다. 여든 야든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집권 중·후반기로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엔 앞으로의 1년이 세종시와 개헌 문제, 지방행정체제 개편 문제 등 굵직한 이슈를 매듭지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 때문에 여야의 새 원내대표 역할은 막중하다. 한나라당은 5월 4일, 민주당은 7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한나라당 김무성(부산 남을·4선) 의원이 2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친이계에서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고흥길(성남 분당갑·3선)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고 당의 계파 간 화합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 계속해서 우리가 역사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며 “당내 화합이야말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정권 재창출의 가장 큰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에 추대될 뻔했다. 친이계가 당 화합 카드로 김 의원을 거론하면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김 의원과 박 전 대표 사이엔 큰 벽이 생겼다. 올해엔 김 의원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반대하고 절충안을 제시하자 둘의 관계는 더욱 나빠졌고, 김 의원은 사실상 친박계에서 이탈했다. 그가 회견에서 “박 전 대표에게 사전에 말씀 못 드렸다”고 밝혔듯 그의 출마는 친박계의 뜻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 측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도 “할 말 없다”고만 했다. 친박계의 기류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친이계가 김 의원을 선택한 의도가 뻔하다”며 “세종시와 개헌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친박계의 분열을 촉진하기 위해 김 의원을 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김 의원은 이번 선택으로 완전히 저쪽으로 갔다”며 불쾌해한다. 물론 일부 친박계 인사는 “그만한 원내대표감이 없다. 개인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들도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흥길 의원은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국회의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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