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득점왕 외인독주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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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득점왕 게 섰거라' .

외국인 선수들의 각축전으로만 보이던 올시즌 프로축구 득점왕 경쟁이 안개 속에 빠졌다. 외국인 선수들이 멈칫하는 동안 서정원(8골.수원 삼성).우성용(8골.부산 아이콘스).공오균(7골.대전 시티즌) 등 국내 선수들이 '몰아치기' 에 나섰기 때문이다.

파울링뇨(11골.울산 현대)의 독주에 8골의 샤샤(성남 일화)와 산드로(수원)가 추격하던 양상이었으나 지난 5일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친 서정원과 한 골을 추가한 우성용이 단번에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3위권도 찌코.세자르(이상 7골.전남 드래곤즈)의 외국 선수판이었으나 올시즌 대전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공오균이 어느 새 합류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서정원은 고종수의 부상으로 공격 부담이 커져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득점 기회는 훨씬 많아졌다. 게다가 팀 공격을 주도하는 데니스.산드로의 퇴장이나 경고누적에 따른 잦은 결장도 개인적으로는 반사이익이다.

그동안 '헤딩 안하는 장신선수' 라는 낙인이 찍혔던 우성용은 시즌 초반 연거푸 헤딩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을 벌이더니 한동안 부상으로 벤치 신세를 졌다. 그러나 최근 마니치의 부상 결장으로 득점 기회가 몰리자 발.머리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두 경기에서 우성용은 머리와 발을 번갈아 사용하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지난달 내내 7월에 세운 5호골 기록을 달고 지내던 공오균도 최근 두 경기에서 특유의 왼발 슛으로 연속 골을 뽑아내며 득점왕 경쟁에 가세했다.

최근 여섯 게임에서 네 골을 몰아넣으며 왕성한 득점력을 뽐내고 있는 박정환(4골.안양 LG)과 골잡이들의 부진 속에 팀내 최다골을 넣으며 새 해결사로 떠오른 남기일(5골.부천 SK)도 주목 대상이다. 이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의 분위기가 든든한 원군이다.

한편 주말인 8, 9일 상위 다섯팀의 선두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1위 안양부터 5위 포항까지 승점차는 3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선두와 5위가 순위를 맞바꿀 수 있는 상황이다.

프로축구 3라운드를 시작하는 이번 경기는 모두 지난 5일 맞붙은 팀끼리의 리턴 매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경기는 역시 9일 목동에서 벌어질 선두 안양과 3위 성남의 대결이다.

안양은 4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남도 이리네를 내세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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