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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드러난 DJ인사] 친정체제로 2야정국 돌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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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이 6일 DJP 공조 파기 이후의 정국구상을 드러냈다. 이한동 총리 유임, 한광옥 민주당 대표,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 포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金대통령이 李총리를 붙잡아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의 결별을 확실히 하면서 당.청와대를 친정(親政)체제로 이끌 결심을 굳혔다" 고 밝혔다. 특히 범동교동계인 韓대표와 朴실장을 쌍두 마차로 여소야대의 정국과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게 金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여권 핵심 인사는 "韓실장은 '관리형 대표' 와 '실세형 대표' 의 중간적 성격을 띠지만 金대통령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당을 운영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당내에선 그동안 '실세형 대표감' 으로 떠오른 한화갑 최고위원이나 '관리형 대표' 후보인 김원기 최고위원을 거론해 왔다.

金대통령은 특히 당 대표 인선 과정에서 차기 구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한화갑 위원의 대표 발탁설에 이인제 최고위원이 강력 반발하는 등 당내 분란의 조짐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韓실장은 "대권에 욕심이 없다. 지금은 당이 화합해 金대통령의 개혁을 뒷받침해야 할 때" 라고 강조하고 있다.

金대통령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확고한 신임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임기 후반기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인물보다 팀워크를 맞추는 데 비중을 두었다" 고 설명했다.

여기엔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입김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빅3 구도는 여권 내부에서부터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당내 일부 최고위원과 지난 6월 정풍운동에 가담했던 초.재선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범동교동계인 이윤수 의원도 "인사를 이런 식으로 하면 당이 깨질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초선 의원은 "초.재선의 집단행동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주장했다. 임기 후반의 金대통령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조직적 반발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당 관계자는 "이같은 체제로는 야당과의 대화가 어렵다" 면서 "여야 충돌이 벌어지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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