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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밀어붙이면 안 될 일이 어디 있겠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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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을 공개했다. 법원은 공개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조 의원을 막지 못했다. 교수 시절 그는 경제학을 강의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화가 났다”고 했다. 전교조와 싸우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재미없는 일은 안한다”고 했다. 다음은 기사 전문.

조전혁(사진) 한나라당 의원은 경제학자다. 의원이 되기 전에는 인천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다. 그러다가 뉴라이트계 교육단체인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을 만들고 교육 관련 시민운동을 했다.

조 의원은 지난 19일 교원단체 가입교사 22만247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원 6만408명도 포함됐다. 명단을 공개하지 말라는 법원의 결정이 있었지만 조 의원을 막지 못했다. 조 의원은 인천대학서 교수를 할 때부터 노무현 정권의 평준화 교육과 전교조의 이념 교육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와 싸우는 것이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주저 없이 “힘 안 든다. 나는 재미없는 일은 안 한다. 누가 세게 나오면 호승심이 더 돋는다”고 말했다. 그가 교육 관련 시민운동을 하게 된 것이 ‘화가 나서’였다고 한다.

22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조 의원을 만났다. 호탕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은 조 의원은 인터뷰 내내 독한 담배인 말버러 레드(타르 8㎎)를 수시로 물었다.

-경제학자로서 교육운동을 하게 된 동기가 좀 남다를 거 같다.
“김대중 정권 중반 이후로 가면서부터 나라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권 때는 화가 났다. 내가 경제학원론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이 전체주의에 빠져 있고,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인 생각을 하더라.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0~300명 단위의 대형 교양 강좌를 도맡았다. 보통 전임교수는 고학년이나 대학원 강의를 하는 건데…. 근데 그래 봤자 한 학기에 500~600명밖에 안 되더라. 더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신문을 보다 글을 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일간지에 ‘저주의 굿판을 멈추어라’는 글을 썼다. 2004년이었는데 그게 신문에 처음 쓴 글이다. 생각하던 것이 폭발하듯 나와 45분 만에 썼다. 이후 글을 쓰다 보니 우파 칼럼니스트라는 이름이 붙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알게 됐다. 그때 만난 게 신지호· 김일영·김영호·홍진표 같은 뉴라이트 지식인들이다.”

-이후 아예 운동가로 변신을 하지 않았나.
“그렇다 그전에 나는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 프로젝트 하고 딩까딩까 골프 치러 다니고, 교수생활을 즐기는 교수였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그 속도가 갈증이 났다. 아예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자유주의 교육운동연합을 그래서 만들었다. 나만 미친 줄 알았는데 미친 사람들 많더라. 그 사람들이 들어와 1년 만에 최대 교육단체가 됐고, 3년 만에 전국 조직이 됐다. 호남 지부까지 생겼다.”

-의원이 된 후 수능성적이나 학교 정보 등 다양한 교육 정보 공개를 끌어냈다. 교원단체 명단 공개도 마찬가지다.
“교육 관련 정보를 생산, 측정, 공개,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수능이나 학업성취도를 학교별로 평균 내서 하는 건 진짜 무식한 방법이다. 1차 가공만 해도 훌륭한 정보가 나올 수 있다. 예컨대 어떤 학교의 수능 정보를 상위 10% 이런 식으로 나눠서 볼 수도 있는 거다. 이런 일을 교과부가 해야 한다.

그런데 턱도 없는 규제나 하고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 ‘왕따’ ‘빵셔틀’ ‘일진회’가 있는지 급식은 위생상태는 어떤지에 대해 학부모가 궁금한 것이다. 그런데 교육청은 장학사 한 명 보내 잠깐 둘러보는 게 끝이다. 학부모회에서 한 학기에 한번 설문조사 해서 그걸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을 공식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교장이나 교사들이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거 아니냐. 소박한 꿈이다. 의원 하나가 집요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면 안 될 일이 어딨나. 전교조, 수능성적 공개가 다 그런 거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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