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 앞두고 '기분 좋은' 화장실 단장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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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내년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각 지방에서 화장실 개선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공공화장실 개선사업은 벌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시민들도 화장실을 한결 청결하게 사용해 우리의 화장실 문화가 한결 개선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도심의 대형빌딩 등 민간 화장실의 개방이 미흡하고 일부 초중고는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청소도 제대로 안 하는 등 아직도 고쳐야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시는 공중화장실 3백21곳 중 1백58곳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까지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억5천만원을 들여 용두산 광장에 30평 규모의 신축한 공중 화장실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중국.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6일 오후 용두산공원에 관광 온 일본인 야마다 미치코(57.오사카 거주)씨는 "3년 전 용두산공원에 왔을 때 화장실이 계단 중간에 있어 불편했다" 며 "호텔수준의 화장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는 최근 8천여만원을 들여 시청 내 민원인 전용 화장실(30여 평)을 새롭게 단장했다. 비데가 달린 변기 외에도 화장대.꽃 비치대.기저귀 교환대 등을 갖췄다.

보령시도 올 여름 피서객들을 위해 2억원을 들여 대천과 무창포해수욕장 등에 화장실을 신축한 뒤 꽃과 방향제.머드비누 등을 비치해 피서객과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전북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37억원을 들여 전주시내 6백53곳의 화장실을 정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전남도는 올들어 13곳의 공중화장실을 고쳤으며 6곳을 연말까지 수리할 계획이다. 나머지 18곳도 내년 말까지 개보수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고친 화장실에 24시간 음악이 흐르게 하고 방향제 시설과 청각 장애인을 위한 '사용중' 표지시설을 비롯해 메모지.필기구.꽃병 등도 갖췄다.

개선한 화장실을 관리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주시는 공원.터미널 등 공중화장실 1백35곳에 공익요원 등 1백18명을 책임 순회 관리자로 지정해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또 일주일에 한차례씩 관리를 잘하는 '화장실 베스트3' 를 선정, 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오는 10월 제83회 전국체전이 열리는 충남 천안시는 지난해부터 음식점.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대상으로 '기분 좋은 화장실' 2백40곳을 선정, 휴지.비누 등 화장실 용품을 무료로 공급하고 수도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좋은 화장실 문화 만들기 운동' 을 펴고 있는 부산 YWCA 김혜경(金惠卿)회원활동부장은 "공공기관의 공공.공중 화장실 개선사업 덕분에 전반적으로 화장실이 깨끗해지고 있다" 며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이 비품을 가지고 가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부산 시내 일부 학교의 경우 예산지원이 안돼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며 "일반인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는데 인색한 도심의 건물도 많다" 고 지적했다.

전주=서형식, 부산=김관종

공주=김방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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