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발레의 만남 '심청'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토슈즈를 신은 왕비 심청의 자태는 어떤 것일까.

유니버설 발레단(UBC)의 '심청' 이 6~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된다. 86년 리틀앤젤스회관에서 첫 선을 보였으니 15년이라는 녹록치 않은 연륜이 쌓인 레퍼토리다.

최근 수년간 UBC는 이 오래된 레퍼토리를 다시 꺼내 먼지를 털고 윤을 냈다.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꿈의 무대' 라는 미국 3대 오페라 하우스 등 해외 무대를 돌았고 노력에 걸맞은 호평을 받았던 것이다.

이번 공연은 해외 순회공연의 성공을 자축하는 동시에 '심청' 이 국내에서도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무대다. 맞수인 국립발레단이 '스파르타쿠스' 같은 외국의 대작을 들여오는 데 비해 '세계 무대에 내놓을 창작 레퍼토리를 개발했다' 는 무용계의 칭찬도 들려오는 등 분위기도 좋다.

'심청' 은 외형은 고전 발레극이지만 지루하지는 않을 듯하다. 발레 기술보다 줄거리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표현력에 중점을 뒀다. 바꿔 말하면 무용수들의 연기력에 많이 의존한다는 뜻이다. 심청 역을 문훈숙 단장을 비롯해 박선희.전은선.김세연 등 네 명이 번갈아 맡았다.

탈춤을 응용하는 등 고리타분한 느낌을 없애려 애썼다. 궁중대례복 등 고운 빛깔의 화려한 의상과 전통미를 살린 무대 장치 등이 볼거리다.

'심청' 은 문단장이 '지젤' 과 더불어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문단장은 "지난 3년간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좋지 않은 기억을 '심청' 미국 공연으로 말끔히 씻었다" 며 "심청을 맡은 네 사람 중 내가 제일 연장자이긴 하지만 가장 많이 긴장한다" 고 말했다. 6~8일 오후 7시30분, 9일 오후 4시. 02-2204-1041.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