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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타고 국산 제품 동남아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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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LG생활건강은 요즘 베트남에서 외국계 화장품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샤넬(프랑스산)도 일찌감치 따돌렸다.

지난해 초 인기탤런트 김남주씨가 출연한 드라마가 베트남에서 방송되자 재빠르게 金씨를 드봉화장품의 라끄베르 광고모델로 활용한 덕분이다. 지난해 초 베트남에 공장을 세운 이 회사는 올해 베트남 현지 매출이 60% 가까이 늘어난 1천3백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최근 아시아권의 한류(韓流.한국 대중문화 선호 현상) 열풍으로 미소짓는 국내 기업이 여럿 생겨났다. 한국 연예인들의 잇따른 외국 공연과 국내 드라마.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가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의 PC용 모니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도 탤런트 안재욱씨를 기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지적이다.

동양제과는 올 상반기 중 히트상품 초코파이를 비롯해 과자류의 수출이 전년 대비 74.2%나 늘었다. 1993년말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초코파이가 5억개나 팔렸고, 중국에서도 상반기 중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0% 늘었다. 이 업체는 최근 베이징(北京)에 이어 상하이(上海)에 공장을 짓고 있다.

또 중국 현지에 세개의 공장을 세운 농심도 신라면 등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중국 수출이 지난해의 두배를 웃돌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한다.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도 올해 대만에서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대한 로열티로 1백억원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최근에는 홍콩의 우위썬(吳宇森) 감독이 중화권에서 리니지를 3D 애니메이션화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YBM서울음반.예당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도 한류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대한투신증권 박래진 연구원은 "현재 중국.동남아시아의 불법 복제율이 높아 음반업체들이 실제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단속이 강화돼 실적이 개선될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강성빈 연구원은 "한류 현상으로 섬유.의복.전자제품 등 소비재 상품의 수혜가 예상된다" 고 주장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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