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에 '패션 전진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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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패션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패션진흥센터’을 세운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컬렉션’의 전야제 행사.

패션디자인학과를 나와 서울 신촌에서 작은 의상실을 운영하는 김모(29)씨가 옷을 만들어 팔려면 많은 발품이 든다.

우선 권당 1천만원이 넘는 고가의 트렌드 북과 해외 패션 자료를 보면서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출하 시기에 맞춰 소재.색상.무늬 등이 정리된 자료집을 보고 디자인을 구상해야 하며, 디자인과 가격에 맞는 옷감을 도매시장에서 골라야 한다. 옷감과 디자인이 결정되면 옷본에 맞춰 재봉사가 견본을 만든다. 대량 생산하려면 공장 측과 접촉해야 한다. 과정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패션 전진기지'가 탄생한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있는 한성대 에듀센터 건물(8층)이 2005년 상반기 중 '패션진흥센터'로 변신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성대에서 건물 일부를 기증받아 패션산업을 지원하는 '패션진흥센터'를 세우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한성대에서는 연세대 등 서울 시내 14개 대학,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등 다섯개 유관기관, 염색 기술연구소 등 3개 연구소, 제일모직 등 4개 업체와 국내 최대 규모의 산.학.연.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협력 조인식이 열렸다.

이에 따라 시는 앞으로 5년간 250억원을 투자하며 각 기관은 특성에 맞는 역할을 맡게 된다. 패션 진흥센터에는 국내외 패션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DB센터를 비롯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소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섬유 리소스센터, 전문 디자이너가 상주하며 실비에 패턴 제작과 디자인 관련 조언을 해주는 제작실, 각 대학의 교수진이 협력해 운영하는 패션 전문대학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동대문에 있는 서울패션디자인센터가 내년 3월 이곳으로 옮겨오면 중소 디자인 업체를 위한 홍보.마케팅.생산 지원 서비스도 늘릴 예정이다.

특히 내년 9월 이탈리아 국립 실크연구소가 이곳에 한국지부를 열게 되면 세계 수준의 디자인 교육도 가능해진다.

장석명 서울시 산업지원과장은 "지난 10월 이탈리아 연구소 측과 기술협력, 디자인스쿨 인턴십 과정 운영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구체적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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