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즈 대포 4년연속 30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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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그 한방은 우주(宇宙)로 날아갈 듯했다.

'흑곰' 타이론 우즈(두산.사진)가 지난 1일 SK전에서 쏘아올린 시즌 30호 홈런은 서울 잠실구장 왼쪽 관중석 상단 꼭대기에 떨어졌다.

비거리 1백30m로 기록됐지만 타구가 높이 떠서 정점에 이른 뒤 떨어지며 날아가는 '곡사포' 가 아니었고 맞는 순간 솟아오르며 힘있게 쭉쭉 날아가는 '미사일' 이었다. 관중석이 없었더라면 잠실야구장 건너편의 공원까지 날아갈 수도 있는 초대형이었다.

우즈는 스윙을 끝내는 순간 꿈쩍도 하지 않고 잠깐 왼쪽 담장을 쏘아본 뒤 타구가 담장 너머에 꽂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감회를 한껏 즐기기 위한 세리머니였다.

우즈가 1회 기록한 2점 홈런은 SK 선발 이승호의 기를 꺾는 선제 공격이었고 결국 3 - 2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998년 한국 땅을 밟은 뒤 슬럼프 없이 꾸준히 때려온 4년 연속 30홈런이었다. 우즈의 이 기록은 97년부터 5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삼성)에 이어 프로야구 두번째다.

우즈는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삼성.32).호세(롯데.31)에 이어 홈런 30대에 이름을 올리며 홈런왕 3파전에 불을 붙였다.

우즈는 또 2타점을 추가, 시즌 타점 91개로 1위 호세(93타점)를 바짝 추격하면서 1백타점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 우즈가 올 시즌에도 1백타점을 기록한다면 프로야구 최초로 4년 연속 1백타점을 넘어서게 된다.

이승엽은 97년부터 99년까지는 1백타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95타점에 그쳐 세자릿수 타점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꾸준히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코리안 드림' 을 이뤄온 우즈.

그는 올해 그 자리를 호세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즌 막판 방망이를 더욱 날카롭게 다듬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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