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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보고서] 추계예대 김휴종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일컫는 '한류(韓流)' 는 장기적으로 잘 관리해 나갈 경우 국내 문화산업의 규모를 큰 폭으로 키우고 아울러 우리의 문화산업이 세계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를 작성한 추계예술대학 문화산업대학원 김휴종 원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의 문화산업이 지금처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간다면 종국적으로는 세계 문화산업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상승시켜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金원장의 전망은 우선 ▶중국이 현재와 같은 경제 성장을 계속하고▶한류가 지속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환영을 받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金원장은 나아가 "한국 문화산업이 중국 시장을 통해 세계 문화산업 시장에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초의 기회이자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은 앞으로 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개최를 통해 문화시장의 저변을 크게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중국 문화산업 소비지출 규모는 2050년에 7천6백90억달러.

이는 같은 시점에서 세계 최대 문화산업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77%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 문화산업 시장은 당장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의 신흥 중산층 소득수준이 1만달러에 달하는 2005년께에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산업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0%에 도달할 경우 2015년에는 중국시장에 대한 한국 문화상품의 진출 총액이 6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같은해 한국의 문화상품 소비시장 규모는 70억달러 수준이다.

결국 중국의 문화산업 시장은 세계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의 문화상품이 지금의 한류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질과 양의 제고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환영받을 수 있다면 세계시장에서의 위상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보고서는 현재의 한류가 '단순한 수준의 한국 문화 콘텐츠 열풍' 이라고 지적한 뒤 중국시장에서 계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중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과 분업체계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단기적으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겨냥해 양국이 문화산업의 콘텐츠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생산하는 협업체제를 우선 가동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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