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독립운동 근거지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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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러시아 지역 최초의 한인 정착촌이자 항일 의병의 마지막 결집체인 '13도의군(道義軍)' 편성대회 장소로 추정되는 '지신허' 마을을 비롯한 러시아 극동 지역의 독립운동 근거지 11곳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처는 31일 '러시아지역 독립운동사적지 발굴조사단(단장 반병율 한국외국어대 교수)' 이 지난 7월 러시아 현지 조사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러시아 농민 등의 증언을 통해 1863년 함경도 농민 13가구가 이주해 만든 지신허가 프리모르스키(연해주) 남부 바라바노프강과 비노그라드나야강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지신허는 1937년 한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면서 폐촌이 됐으나 그 전까지는 1천7백여명의 한인들이 모여 살던 큰 마을로 현재 50만명에 이르는 러시아 거주 한인들의 발원지가 된 곳이다.

상해 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을 지낸 최재형(崔才亨)선생은 의병 2백명과 함께 지신허를 근거지로 삼아 의병활동을 하기도 했다.

조사단은 또 1910년 6월 의병장 유인석 장군과 홍범도 장군 등 항일 의병들이 결집한 '13도의군' 의 편성 장소가 지신허 또는 지신허에서 3~4㎞ 떨어진 자피거우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아누치노 지역의 카자케비체바(리포)마을▶로마노프카.팔치산스크 지역의 니콜라예브카(신영동).큰영.다우지미.우지미.가이다막(청류애)마을 등 독립운동 근거지 10곳의 위치와 면모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한편 조사단은 그동안 문헌 자료에서 초기 한인 마을의 하나로 기록된 '동개터' 가 현재의 나홋카임을 확인, 국제적 무역항으로 성장 중인 나홋카가 한인들에 의해 최초로 개척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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