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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서해5도 북한 기습’ 대응책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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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 군이 만에 하나 백령도·연평도를 기습할 가능성에 대비해 군 당국이 서해 5도에 대한 전력을 대폭 보강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21일 “천안함 침몰 이후 서해 5도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지난 19일 장수만 국방부 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동참모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이 회의는 백령도 및 연평도에 장갑차를 추가로 배치하고 대포병 레이더(AN/TPQ-36 및 37)와 K-9 자주포를 고정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남북 간 위기가 고조될 때 북한군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점령하는 등 추가 도발을 시도할 우려가 군내에서 제기돼 왔다”면서 “그럴 경우 연평도는 2∼3시간이면 점령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연평도와 백령도 너머로 해안포와 장사정포를 사격하고 지대함 미사일을 가동하면 우리 해군의 접근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백령도와 연평도의 지리적 취약점을 감안해 미리 장갑차 등을 배치해 북한군의 상륙 시도를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임시로 배치한 K-9 자주포와 대포병 레이더를 고정 배치해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감축하거나 해체하기로 했던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대 부대는 북한의 위협이 크게 줄기 전까지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국방개혁 목표 연도인 2020년께에도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면 병력을 줄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또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음탐장비(소나)와 초계함 레이더의 성능을 개선하고 소해(기뢰 탐색 및 제거) 헬기(MH-60)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북한 잠수함(정)이 서해 5도 부근에 침투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해저음향감시체계(SOSUS)와 같은 수중탐지 장치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OSUS는 냉전 때 미국이 소련의 잠수함을 감시하기 위해 대한해협 해저에 설치한 적이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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