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제2 팔루자'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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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군과 이라크군이 수니파 저항세력의 최대 거점인 팔루자를 완전 장악한 가운데 이라크 북부의 모술 지역이 '새로운 전장(戰場)'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라크 제3의 도시 모술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격화되면서 "미군과 이라크 경찰이 모술 통제권을 상실했다"고 아랍방송들이 14일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경찰들이 경찰서를 버리고 달아나면서 자동화기 등으로 무장한 저항단체들이 경찰서 등 도심의 주요 시설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저항세력의 집요한 포격을 받은 미군도 기지를 버리고 퇴각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약탈이 시작됐다"고 긴급히 상황을 전하고 있다.

모술 시내의 목격자들은 "저항세력들은 쿠르드애국동맹(PUK) 본부 건물을 공격했으며 모술시 범죄대책반을 이끌고 있던 무와파크 다함의 집을 습격해 그를 살해했다"고 방송들에 전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임시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모술 경찰 책임자를 파면하는 동시에 모술 주변에 통행금지를 실시했다. 임시정부는 또 이란과 시리아 접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던 주로 쿠르드족으로 구성된 방위군 소속 4개 대대를 모술에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이라크군이 14일 밤 현재 적어도 시내 두 곳의 경찰서를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100만명 대부분이 수니파인 모술 주민들은 미군의 팔루자 공격을 강력히 비난해 왔다. 모술에 배치된 이라크 군대와 경찰의 상당수가 쿠르드족이어서 이들에 대한 반감도 거세다. 여기에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등 팔루자에서 탈출한 저항세력의 상당수가 모술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아랍 방송들은 분석했다.

한편 미군은 13일 팔루자의 모든 지역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31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부상했으나 저항세력 1000여명을 사살하고 200여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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