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건설 등 트로이카 주춤, 제약·식료 업종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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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560~580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곡예를 하고 있다.

지수 580대에 다가설라 치면 겹겹이 쌓인 대기매물이 앞길을 막는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출자전환과 현대투신의 해외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물귀신처럼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주가는 그렇다고 크게 밀리지도 않는다.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유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거둬들이는 대기 매수세가 들어와 시장을 떠받쳐준다.

외국인들도 저가매수.고가매도에 열중할 뿐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지난주 말엔 미국 나스닥지수가 4%나 반등, 해외 변수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었다.

한마디로 주변 악재들을 이겨낼 힘은 어느 정도 길러두었지만, 시원스레 앞으로 나아갈 전기를 좀처럼 마련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타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주 미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와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하고, 국내에선 7월중 산업활동동향이 나온다. 그러나 시장은 기대를 걸지 않는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제로 또는 소폭 마이너스까지 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는 아무래도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지난 주 고객예탁금은 오히려 2천억원 가량 줄었고 투신사의 주식형펀드도 제자리 걸음이다.

좁은 박스권의 줄타기 장세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은행.증권 등 트로이카의 주도주 위상이 흔들림에 따라 제약이나 식료 등 실적을 갖춘 내수주들을 중심으로 종목별 각개약진이 예상된다.

트로이카는 지난주 가격조정이 깊었던 만큼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거래가 폭발한 후유증 때문에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목표 수익을 낮추고 짧게 끊어치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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