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일제 징병 희생자 정부가 피해보상 나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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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제 강점기에 징병 제1기생으로 끌려가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은 80세 노인이다. 아직도 그때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생의 종착지에 다다랐는데 무슨 원망을 품을 것이며 여한이 있겠는가. 다만 전장에서 죽어가던 징병 전우들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여전히 가슴을 울리고 있다.

징용 피해자와 위안부에 대해서는 임금 배상.시신 이양 등이 오래전부터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광복 56돌을 맞도록 징병 피해자에 대해선 왜 별다른 조치가 없는지 모르겠다. 강제 징병으로 수천명이 출정해 수백명이 전사했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다. 강제로 끌려가 목숨을 잃어야 했던 징병자들의 억울함을 말로는 이루 다 설명할 수 없다.

늦었지만 정부가 나서서 징병 전사자들의 시신을 한국으로 모셔오고 위령제를 지내 그들의 억울함을 달래줘야 한다. 전사자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일본 역사교과서에 강제 징병 및 출정내용을 실어야 한다. 그들의 원한을 풀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임효구.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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