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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가 흐르는 안동 고택 숙박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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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고택인 임청각을 찾은 관광객이 돌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안동시 제공]

고가옥·종택 등 고택을 찾아 묵고 가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안동시는 올 들어 3월 말까지 수애당 등 지역의 주요 27개 고택에서 숙박을 체험한 관광객이 6691명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안동지역에 산재한 고가옥과 종택·사찰은 현재 하루에 17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안동시 관광개발계 남동철씨는 “이들 고택은 요즘 주말이면 방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라며 “1∼3월 6600여 명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고택 체험의 성수기는 여름방학 무렵이란 것. 안동지역의 크고 작은 종택이나 고택을 찾아 숙박을 체험한 관광객은 2008년 5만명에서 지난해는 6만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고택에서 숙박을 체험하는 관광객이 이처럼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것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한옥이란 향수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장작불로 지핀 온돌방에서 고택 운영자가 제공하는 다도나 공예 등 색다른 체험 프로그램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동시는 고택마다 특성을 살려 이번 달부터 10월 말까지 43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정부인 안동 장씨의 친정인 서후면 경당종택은 안동 장씨가 남긴 가장 오랜 한글 요리서인 『음식디미방』에 등장하는 요리를 같이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내 놓았다. 또 임하면 안동포마을의 금포고택은 안동포 향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개발했다.

17일 안동댐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임청각에서 묵은 박해숙(48·경기 안양시)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고택에서 아이들이 장작불도 지펴 보고 따뜻한 아랫목에서 국화차를 마시면서 그동안 바쁜 도시 생활에서 찾지 못했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는 2004년 전통한옥 관광자원화 사업을 시작해 2015년까지 100개 동에 100억원을 투입해 고택 편의시설을 개·보수하고 있으며, 현재 38개 동을 완료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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