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교육에 실시간 AS…가전 대리점 '업그레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서울 염창동 삼성전자 직영대리점인 리빙프라자는 이 동네 사람들에겐 PC교육장으로 더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문을 연 이후 매주 20명씩 2개 반을 운영해 지금까지 동네 노인.주부.학생 등 6천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역시 지난해 문을 연 LG전자 의정부 대리점인 하이프라자는 하루종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매장과 함께 AS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오디오.밥솥.휴대폰 등 소형 가전제품을 고치러 매일 2백~3백여명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최현철 점장은 "AS 때문에 온 손님들이 제품을 고치는 동안 매장을 둘러보며 새 제품을 많이 산다" 며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보는 시간이 많아져 광고 효과도 있다" 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가 대리점사업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품만 판매하던 장소에서 지역 주민을 위한 고장 수리와 컴퓨터 교육까지 하는 지역센터로 복합화.고급화.대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처음 선보인 '리빙프라자' 를 지난해부터 AS센터와 컴퓨터교육장을 함께 운영하는 '파워 센터' 로 변모시키고 있다. 전국 2백20개 매장 중 1백여개가 이처럼 대형 파워센터로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AS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직영대리점 '하이프라자' 를 52개 만들었고, 올해 안에 40개를 더 만들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국 각 지역 대리점을 전기주전자부터 최첨단 디지털 PDP TV(벽걸이형TV)까지 우리 제품을 판매하고 고장 수리도 해주는 등 가전제품의 지역 사랑방으로 만드는 게 목표" 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들 제조업체가 유통체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밀려오는 일본 가전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LG전자는 제품의 다양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지털 캠코더는 삼성전자가, 식기세척기.가스오븐렌지는 LG전자가 각각 생산해 상대방 회사 상표를 붙여 파는 '적과의 제휴' 도 맺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아직 가격보다는 서비스.회사 인지도.이미지 등이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유통.서비스를 결합한 유통 전략이 효과적" 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