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두 동강 낼 수 있는 어뢰는 상어급에 탑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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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군 합동조사단이 16일 천안함 침몰 원인을 외부 폭발로 잠정 결론 낸 가운데 전문가들은 폭발이 기뢰보다 어뢰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천안함이 정확히 맞은 만큼 적중률이 높은 어뢰가 기뢰보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군 현역 제독(익명 요구)=선체 왼쪽에서 폭발이 이뤄졌다는 것은 수중에서 누군가의 공격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건 당시 천안함은 백령도에서 2.5㎞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북서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다. 천안함 우측 해역은 수심이 낮다. 잠수함이나 잠수정 등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자칫 모래턱에 걸려 좌초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천안함 좌측에서 공격을 감행한 게 아닌가 싶다. 사건 발생 초기 그런 심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합조단의 조사 결과 수중 공격으로 결론이 나온 것 같다. 수중에서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것은 잠수함이다. 천안함 좌측에서 자체 추진력이 있는 폭발물(어뢰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을 천안함에 발사한 게 아닌가 싶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인양된 천안함 함미의 좌현이 36m로 우현(30m)보다 6m 길다. 10m인 천안함의 폭을 고려하면 굉장히 가파른 각도다. 어뢰가 천안함 왼쪽 전방에서 오른쪽 후방으로 진행하면서 폭발했을 것으로 본다. 천안함이 시속 10㎞ 안팎의 느린 속도로 운항 중이었던 만큼 40~50㎞ 속도의 어뢰로 공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체의 중앙 부분을 정확히 강타한 것으로 미뤄 1~2㎞ 거리에서 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조모 전 해군 준장(익명 요구)=폭발이 물 밑에서 이뤄진 게 아닌 것 같다. 천안함 바닥 왼쪽이 타격당한 것으로 본다. 폭발력이 센 것은 기뢰이지만 정확성이 없기 때문에 기동력이 있는 어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천안함을 두 동강 낼 수 있을 만한 어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은 북한의 상어급(300t급)이 아니면 어렵다. 상어급 잠수함이 자유로이 활동하려면 수심 30m 이상은 돼야 한다. 백령도 인근 지형을 고려하면 사건 당시 천안함 왼쪽에서 움직였다는 얘기다. 조사단이 어뢰인지 기뢰인지 밝힐 수 있겠지만 누구의 소행인지 증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장에서 잡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박철홍 전 한진중공업 특수선(군함) 설계부장=기뢰는 배 밑바닥을 타격한다. 반면 어뢰는 측면 쪽에서 공격한다. 충격 방향이 나온 만큼 어뢰 쪽에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넓은 바다에 천안함이 침몰 해역으로 올 것을 예견하고 기뢰를 부설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정용수·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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