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 유령' 여주인공에 이혜경·김소현씨 더블 캐스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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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뮤지컬의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세계 뮤지컬계의 스타이자 한때 자신의 아내였던 사라 브라이트먼에게 바친 역할. 20세기 뮤지컬 최고 걸작 중의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이다. 브라이트먼을 세계적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뒷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하는 '오페라의 유령' 이 국내에 선보인다는 소식(12월 2일부터 LG아트센터)이 얼마 전에 있었다. 제작비를 포함한 총 예산은 물경 1백억원.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최고액의 공연(제미로와 RUG 공동 제작)이니 출연자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령(팬텀)' 이 사랑하는 크리스틴 역은 당연히 A급 관심사다.

무려 여섯 차례의 오디션, 5백대 2의 경쟁을 뚫고 영광의 주인공이 8일 탄생했다. 한창 뮤지컬 톱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혜경(31.서울시뮤지컬단)과 '백지 상태' 의 신예 김소현(26.서울대음대 대학원)이다. 두 사람은 개막 후 주 8회 공연 중 5대 3의 비율로 교체 출연한다. 일단은 이혜경이 주역(프린시펄), 김소현이 대역(얼터너티브)인 셈이다.

이혜경은 뮤지컬 입문 5년째로 최근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서울시 뮤지컬단의 '한네' '지붕 위의 바이올린' '포기와 베스' 등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성신여대 성악과 출신으로 가녀린 외모에다 부드러운 음색을 갖췄다. 이혜경은 "순수하며 맑은 이미지 때문에 뽑힌 것 같다" 며 "너무 흥분되고 떨려서 잠을 자지 못할 지경" 이라고 말했다.

김소현은 오페라 몇 편 외에 뮤지컬 경력이 전무한 신예다. 한참 연기와 무용을 갈고 닦아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서정적인 목소리로 사라 브라이트먼의 음색과 닮았다. 김소현은 "평소 뮤지컬은 오페라와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디션을 거치면서 '음악은 하나' 임을 깨달았다" 고 밝혔다.

크리스틴 역 외에 '유령' 과 연적인 라울 역은 유정한이, 못된 오페라 가수인 칼롯타 역은 실제 오페라 가수인 소프라노 윤이나가, 피르맹 역은 김봉환이 맡는다. 유령 역은 이달 중 확정된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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