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벌컨포 오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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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일 오전 9시53분쯤 서울시 중구 소공동 모 호텔 옥상 육군 모부대 소속 대공진지에서 20㎜ 벌컨포 오발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 관계자는 "벌컨포 중대의 정비운영관(하사)과 사병 두명이 이날 월례 장비점검을 하던 중 남산 방면 45도 각도로 포탄 17발이 오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며 "정비운영관이 사격기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그는 "정비운영관이 오발 사고가 발생하자 즉각 격발장치에서 손을 빼 더 이상 포탄이 발사되지 않았다" 면서 "벌컨포탄은 발사된 지 1.3초 후에 공중에서 자동폭발하게 돼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고로 서울 신당동 이면도로에 주차돼 있던 라비타 승용차 위에 벌컨포 불발탄이 떨어져 차체가 찌그러졌다.

주인 宋모(56)씨는 " '꽝' 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차 지붕이 파인 채 차 옆에 불발탄이 떨어져 있었다" 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길이 2.5㎝.직경 20㎜ 크기의 불발탄을 수거, 탄에 찍힌 제조번호를 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육군 모 부대 탄약고에서 출고된 벌컨포탄임을 확인했다.

한편 벌컨포 오발 사고가 난 직후 폭발음 때문에 놀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관련 당국에 빗발쳤다.

◇ 벌컨포=총열이 6개로 최대사거리는 3㎞, 유효사거리는 1.2~1.6㎞다. 최대발사속도는 분당 3천발.

군 당국은 1999년의 오발 사고 등에 따라 지역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도심에 배치된 벌컨포의 포탄이 1.2~1.6㎞ 날아가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자폭탄' 으로 교체했다.

이철희.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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