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건널목 소음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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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의 도심에서 철도차량이 내뿜는 매연이 버스 5천 대가 내뿜는 양과 맞먹으며 건널목의 소음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철도청 부산지역사무소 김희만(金熙萬.36.사진)환경계장이 최근 부산대로부터 받은 박사논문 '부산 광역시 철도배출원에 의한 대기 및 소음의 환경적 영향과 예측에 관한 연구' 에서 밝혀졌다.

논문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철도차량에 의한 오염물질 배출 총량은 연간 8백87.4t. 이는 버스 5천여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에 버금간다. 이 중 디젤기관차 배출량이 7백44.9t으로 84%나 됐다.

이에 대해 김 계장은 "디젤기관차가 새마을용 기관차 등에 비해 엔진출력이 높아 연료소모량이 많은데다 차량이 오래돼 엔진이 노후화됐기 때문" 으로 분석했다.

구별 연간 오염물질량은 북구가 2백26.4t(26%)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사상구 1백63t(18%), 부산진구 1백59t(18%), 동구 82.3t(9%)순으로 조사됐다. 철도 소음도 기준치를 넘는 곳이 많았다.

범일건널목 주변(낮 72.8㏈.밤 73.75㏈)과 덕포동지하철역 주변(낮 72.3㏈.밤 72.0㏈)은 소음허용기준치(낮 70㏈.밤 65㏈)를 초과했다. 범일역 주변.구포고가고 주변.덕천2동 측정점 등은 야간 기준치를 넘었다.

또 부산~대구 고속철도 운행에 따른 예상소음이 기준치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속철(10량 편성)이 시간당 1백40㎞로 달릴 때 시간당 열차통과 회수가 5회에서 10회로 증가하면서 예상소음이 최소 65㏈에서 최대 9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金계장은 이 조사를 토대로 고속철도 운행에 대비해 방음벽 설치.방음림 조성.고속열차 통과선의 도심구간 지하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金계장의 이번 연구에 대해 환경단체는 철도차량의 대기오염도 확산 예측과 부산의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철도 환경분야의 박사 1호가 된 金계장은 "우리 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철도의 대기오염과 소음 등 철도환경 연구는 미진하다" 며 "앞으로 경부고속철도 등 철도 운행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게 도심의 철도 환경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고 지적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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