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웨이 감독 한국 드라마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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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사실 영화보다 드라마에 먼저 입문했습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아요, 정말 즐겁고 기대됩니다. "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의 화제작에서 뛰어난 감수성을 보여줬던 홍콩의 왕자웨이(王家衛)감독이 SBS와 합작으로 TV 드라마를 제작한다. SBS는 왕감독이 소유주로 있는 홍콩의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제톤 필름(JET TONE FILMS)과 드라마 1백회(총 6천분 분량)를 함께 만들기로 6일 오후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왕자웨이는 이날 특유의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 열풍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제대로 된 작품만 만든다면 시장 개척에는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SBS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아시아인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신(新)언어' 를 창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은 자신이 직접 연출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여성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SHE 2002' (가제)를 구상 중이다" 며 "국적.연령을 초월한 공통 정서를 담기 위해 각국의 배우들을 다양하게 쓰겠다" 고 말했다.

미니시리즈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드라마들은 한국.중국.홍콩은 물론 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국정 SBS 제작본부장은 "제작 비용은 양쪽이 절반씩 부담하고, 양국 배우와 스태프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며 "6개월 뒤 본격 제작에 들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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