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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 소유 여관에 불, 6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3일 오전 3시쯤 충남 천안시 신부동 37의 88 '꿈의 궁전' 여관(업주 김병찬.45)에서 화재가 발생, 투숙객 6명이 숨지고 30명이 가스에 질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날 화재로 투숙객 71명 중 4, 5층에서 잠자던 박정환(23.전남 담양군 고서면)씨 등 5명이 질식사하고 4층 투숙객 조정훈(31.광주시 남구 동선동)씨는 객실 유리창을 통해 탈출하려다 추락사했다.

가스에 중독된 김선래(22.여.경기도 하남시)씨 등 투숙객 30명은 단국대병원 등 천안시내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인근 여관 주인인 오한풍(59)씨는 "집에서 직원들과 얘기를 하던 중 문 밖에서 '펑' 하는 폭발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이웃 여관 2층 유리창이 깨지고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온수 공급을 위해 가동 중이던 지하 1층 보일러 과열로 화재가 발생, 환기구를 통해 불길이 객실로 번졌으며, 이 과정에서 환기구 안의 전선 등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이 나자 충남도 소방본부는 소방관 1백20여명과 펌프차.물탱크차 등을 동원, 오전 4시30분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불은 32개 객실에 투숙한 손님들이 대부분 잠든 새벽에 발생해 피해가 컸으며 여관 내부에 설치된 자동 화재탐지 시설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추산 피해액 4천5백만원).

한편 법원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이 여관은 金모(45)씨와 충남 모 경찰서 金모(59)서장이 지난해 6월 29일 5억원씩 출자해 閔모(59.여)씨로부터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서장 金씨는 "공직자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 며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 사망자 명단▶박정환▶조정훈▶김경태(26.부산시 사하구 다대동)▶정해숙(26.여.김경태씨 약혼자)▶김은석(23.전남 담양군 창평면)▶박흥식(22.전남 담양군 고서면)

천안〓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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