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80년대 반정부·진보인사 감시 들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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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로스앤젤레스=연합]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980년대에 옛 소련의 파괴공작을 막는다는 이유를 들어 진보적이거나 반정부 성향의 민간인과 단체들의 동향을 감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정보 자유법에 따라 최근 기밀이 해제된 2천8백15쪽 분량의 FBI 문서를 분석, 29일 보도함으로써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FBI 요원들은 지난 80년대 진보적 정치.사회운동과 관계가 있는 교사와 성직자.정치행동가 등에 대한 동향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했다.

10년 이상 지속된 FBI 사찰의 당초 목적은 평화.반핵운동가와 단체 등 포섭대상 단체들을 이용해 미 정책을 변경시키려는 소련의 기도를 폭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및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 당시 이뤄졌던 사찰행위는 행정부의 국방.외교정책에 반대하거나 소련을 방문한 정치.사회적 운동가들에 대해서까지 행해졌음을 새 문서는 보여주고 있다.

이 신문은 FBI의 이러한 사찰 프로그램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를 단정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그 이유는 새로 공개된 FBI 파일들이 말해주듯 방첩에 관한 FBI 파일 중 많은 것들이 비밀로 감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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