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부' 쑨원이 중국 고대사 인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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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역사 교과서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대만 교육부는 10일 2006년부터 실시될 고교 역사과목의 개편 방향을 밝혔다. 요체는 중국사의 일부였던 대만사를 떼어내 별도로 가르치되 중국사보다 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역사 교과서를 대만사.중국사.세계사로 분리했다. 그런데 대만을 앞세우다 보니 근.현대사가 뒤죽박죽이 됐다. 새 교과서에선 대만사를 ▶조기 역사(고대~19세기) ▶일본 통치 시기(20세기 전반) ▶전후의 대만(20세기 후반)으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중국사는 '고대부터 신해(辛亥)혁명까지'를 한 묶음, '공산당 혁명과 공산 중국, 양안 관계'를 다른 한 묶음으로 했다.

야당인 국민당은 "대만(중화민국)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사진)과 대만의 뿌리인 중화민국 수립 과정이 중국 고대사에 편입됐다"며 격렬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또 "대만 화폐에 초상화가 들어간 국부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적국으로 간주하는 중국 역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천 총통이 최근 "본국은 대만을 가리키며 중국은 적국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던 것을 겨냥해서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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