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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마지막 카드'에 기대…한 달 앞당겨 불꽃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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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10일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란제리 패션쇼엔 모델들이 모두 산타 망토와 모자를 쓰고 나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박종근 기자

올 크리스마스는 성미가 급해진 걸까. 크리스마스까진 한 달 반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광고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백화점과 할인점엔 크리스마스 장식이 내걸
렸다. 깊은 불황이 산타 마케팅마저 한 달 앞당기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인 투어익스프레스는 1일 지하철.버스에 '크리스마스에 여행가자'는 메시지의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파리바게뜨는 6일부터 크리스마스 관련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난해보다 11일 빨리 내보낸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엔 5일 크리스마스성이 세워져 밤마다 불을 밝힌다. 홈플러스도 8일 점포 입구에 은하수 조명을 설치하고, 계산대 기둥에는 크리스마스 리스를 장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등은 12일 전관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꾸기로 했다. 예년에 비해 10~20일 앞당겨진 것이다. 10일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란제리 패션쇼에는 모델들이 모두 산타 복장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워 연말 선물 문화를 만들어 보려는 일종의 분위기 조성용 심리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이번 가을에만 두 차례나 창사기념.개점기념 명목으로 각종 마케팅 행사를 벌였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꼼짝 않는 소비심리를 자극할 마지막 카드로 크리스마스를 미리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케팅은 아직 구체적인 선물이나 용품을 판매하는 판촉행사와 연계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백화점마다 상품보다는 장식을 차별화하는 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12일 건물 외벽은 물론 대로변과 주변 화단까지 모두 네온 조명과 사슴 오브제로 뒤덮을 계획이다. 신세계 강남점 역시 매장 안에 '눈 덮인 핀란드 산타마을'을 꾸미고, 천사 날개를 단 산타 인형을 이용한 무빙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말 파티와 선물 주고받기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도 유통가에서 주력하는 마케팅 포인트다. 여성복 매장에는 크리스마스 파티 원피스들이 많이 선보였고, 백화점 문화센터들은 장식이나 선물만들기 강좌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영국의 유명한 플로리스트 폴라 프라이크를 초청해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 강좌를 11~12일 개최하고, 13일 압구정점 하늘공원에선 이 작품들을 전시한다. 그랜드백화점은 24~29일 하루 5000원에 배울 수 있는 진주크리스털 목걸이 등 크리스마스 선물만들기 강좌를 연다.

할인점들은 15일을 전후로 크리스마스 용품 판매에 들어간다. 또 월마트 강남과 수도권 8개 점에서는 추첨 등을 통해 26~12월 25일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테마파크 '산타킹덤' 무료 입장권을 주는 행사를 한다.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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