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조훈현-안영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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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安4단 129에 마지막 승부수

제6보 (108~132)=안영길4단은 프로 4년째인 올해 들어 슬며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출중한 기량을 인정받았으나 프로 입문이 늦어 아쉬움을 자아냈던 安4단이다. 그가 이제 천천히 뜨거워지고 있으니 과연 어디까지 갈지 조용히 지켜볼 일이다.

흑▲로 붙여간 장면. 曺9단은 선선히 후퇴해 111까지 됐다. 安4단과의 대화.

- 지금 형세는 어떤가.

"겨우 계가를 맞춰 반면으로는 남기고 있으나 덤을 내기는 거의 불가능한 국면이다. "

- 흑의 희망은.

"찬스가 거의 완벽히 막힌 모습이다. 우상의 집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유일한 희망일까. "

- 129는 어떤 수인가.

"마지막 승부수다. 曺9단이 태연히 손을 뺀 것은 대비책이 있다는 증거지만 그래도 판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강력하게 변화를 구해야만 했다. "

하변 A의 곳을 손 뺀 채 129를 결행한 것은 安4단의 절박감을 반영한다. 생애 최초로 도전자가 되는 것을 꿈꾸며 열심히 두었지만 어깨가 굳은 탓인지 바둑은 초반부터 실패. 그 이후 끌려다니듯 여기까지 왔고 희망은 점점 엷어지고 있다.

132까지는 외길. 여기서 흑이 '참고도' 흑1로 움직이면 백6으로 끊겨 잡힌다. 그러나 흑도 7부터 11까지 하변 백을 잡을 수 있다. 누가 남는 장사일까.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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