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전남 함평군 신광면 가덕리 자연생태공원 입구.
산자락을 평평하게 고르는 부지 정리가 끝나고 탐방로를 내는 공사와 나무를 심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푸른색 건물 한 채가 다 지어졌는데, 오금렬 함평군 문화관광과장은 “악어들을 전시할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공원의 핵심 시설인 뱀 주제 전시관은 지난달 4일부터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이라며 “27일까지 접수한 설계안 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다음달 중 공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친근한 곤충인 나비로 축제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둔 함평군이 이번에는 뱀을 추켜 들었다. 징그럽기는 하지만 신비로운 뱀을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함평군은 지난해 6월부터 자연생태공원 입구 8만5000㎡에 뱀 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공원 탐방로는 공중에서 내려다봤을 때 뱀을 연상시키도록 설계하고 도로 포장 색상을 디자인했다.
또 악어 전시관(건축연면적 426㎡)을 만들어 샴·가디알·아메리카·양쯔강 악어 등 4종 10여마리를 전시하기로 했다. 공연장도 갖춰 악어 쇼 등을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뱀 독을 활용해 신약이나 건강제품 등을 개발하기로 하고 공원 안에 연구소를 지을 부지도 확보했다.
박윤식 함평군수 권한대행은 “뱀 생태공원을 국비 96억원, 도비 32억원 등 모두 176억원을 들여 내년 4월 나비축제 전에 완공하겠다”며 “규모를 갖춘 뱀 테마 파크로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초이다”고 말했다. 그는 “뱀 생태공원이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지역에 나비에 못지 않은 경제효과를 선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2007년부터 산업화할 천연자원 중 하나로 뱀 독을 선택했고, 뱀 생태공원 조성과 뱀독연구소 설립 등을 추진해 왔다.
이해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