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 아파트 ‘휴먼타운’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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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앞으로 단독·다세대 주택단지에도 아파트단지처럼 CCTV·관리사무실·어린이집을 갖추는 곳이 생긴다. 서울시는 골목길이 있고 주민 간 친밀도가 높은 저층 주택단지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아파트단지의 장점을 결합한 주거지 ‘서울휴먼타운(Seoul Human Town)’을 만들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그동안 서울의 재건축이 고층 아파트 공급 일변도여서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다”며 “서울휴먼타운을 만들면 단독주택이나 저층 연립 밀집지역이 기존의 동네 모습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모습(왼쪽)과 이를 휴먼타운으로 재개발한 조감도(오른쪽). 서울시는 휴먼타운을 2014년까지 해마다 5~6곳씩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휴먼타운에는 아파트단지처럼 CCTV·보안등·경비소 등 보안·방범시설과 경로당·관리사무실·어린이집 등 주민 복리시설이 들어선다. 여기에다 단지 내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공원·산책로·쓰레기 처리시설 등의 인프라와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다. 타운에서는 주민들이 대표자회의를 구성해 관리규약을 제정하고 관리소를 운영하면서 지역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기반시설 관리와 건물 리모델링 등도 자체적으로 맡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정한 정비사업 방식에 ‘주거환경 관리사업’을 신설하도록 국토해양부에 건의하고 올해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주거환경 관리사업 대상은 면적 10만㎡ 안팎의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과 면적 5만㎡ 안팎의 단독주택지 가운데 주민들이 원하는 단지를 지정한다. ‘다세대·다가구 10만㎡’ 시범지역은 올해 상반기에 해제되는 정비 예정구역 6곳 가운데 기반·편의시설이 부족한 2~3곳을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단독 5만㎡’ 시범지역은 성북구 성북동 300번지 일대 4만5781㎡와 강북구 인수동 532-55번지 일대 4만3475㎡, 강동구 암사동 102-4번지 서원마을 일대 3만1043㎡ 등이다. 서울시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서울휴먼타운을 2014년까지 해마다 5~6곳씩 만들 계획이다.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암사동 서원마을 김삼달 마을주민자치위원회장은 “기반시설이 늘어나고 관리가 체계적으로 되면 저층 단독주택단지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며 “주민 자치와 결속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주거지 면적은 223㎢로 이 가운데 단독·다세대·다가구 주택 등 저층 주거지가 55%(122㎢)이지만 가구 수로 보면 아파트가 56%(140만 가구)로 오히려 많다. 1970년 이후 저층 주택은 한 해 평균 1만 채 이상 줄어들어 저층 주거지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아파트 가구 수는 13배 이상 증가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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